Question.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6:13(상))"

1.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여기에서 "시험"으로 번역된 말은 "페이라스몬"이라는 단어입니다. 성경에서 "페이라스몬"은 보통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첫째로 이 말은 "유혹"(temptation)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둘째로 이 말은 "시험"(test)이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때로 이 말은 "유혹"과 "시험"이 섞여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시험"(test)하시지만, 우리를 "유혹"(temptation)하시는 법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test)하셨습니다(창 22장). 이것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하시고, 그를 축복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유혹"(temptation)하시지는 않습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것은 바로 사탄입니다. 사탄은 우리를 유혹하여 넘어지게 만들고, 넘어진 우리를 죄의 노예로 만듭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우리를 '페이라스몬'으로 끌어들이지 마소서!"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기에서 "끌어들이지 말라!"는 말은 "그 속에 빠지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달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사용된 "페이라스몬"은 "시험"(test)이 아닌 "유혹"(temptation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주님의 기도는 매일 사탄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사탄은 하와를 유혹한 이래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사탄은 하와를 유혹하여 넘어뜨렸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모든 사람들을 유혹하여 넘어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탄의 유혹은 지금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날마다 이러한 "사탄의 유혹에 넘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깨어서 기도하면서 성령님께 우리가 "사탄의 유혹에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2. 다만 악에서 구원하소서!

  유혹의 근원은 사탄입니다. 그러므로 유혹에 빠져들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결국 사탄으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는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 뒤에 "악한 자로부터 구원해 달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주석가들은 여기에 언급된 "악", 즉 "투 포네루"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 두 가지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여기에 언급된 "투 포네루"를 중성으로 해석해서 "악"으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일 "투 포네루"를 중성으로 해석하면 이 구절은 우리말 성경처럼 "악에서 우리를 구원해 주옵소서!"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이 말을 남성으로 해석해서 "악한 자"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을 남성으로 해석하면 이 구절은 "악한 자로부터 우리를 구출해 주옵소서!"라고 번역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악한 자"는 "사탄"을 의미합니다.

"투 포네루"를 중성으로 해석하는 사람은 유대교 배경에서 그 주장의 근거를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유대교에서 사탄을 "악한 자"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투 포네루"를 중성으로 해석해서 그냥 "악"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탄의 인격적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이러한 의견은 인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서를 자세히 읽어 보면 이 견해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복음서에는 여러 곳에 서 "악한 자"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마 13:19, 38절 참조). 또한 (눅 11:26)과 (눅 22:28-32)을 보면 "시험"이라는 말이 "사탄"과 관계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대교 문서에서 사탄을 "악한 자"로 부르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복음서에는 곳곳에서 "악한 자"라는 말이 "사탄"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때로 복음서는 사탄을 가리켜 "악하다"고 하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복음주의 학자들은 본문에 언급된 "투 포네루"를 남성, 즉 "악한 자"(사탄)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앞에서 생각해 본 것처럼 앞에 나오는 기도, 즉 "우리를 유혹에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 역시 사탄의 유혹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투 포네루"를 남성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복음주의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마태가 앞 구절의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뒷 부분을 추가했다고 가정을 하면, 당연히 "투 포네루"는 남성(악한 자-사탄)로 해석하는 것이 옳습니다.

3. 사탄의 통치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통치가 회복되기를 기도함

  주기도문의 맨 앞 부분에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하늘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를 구하는 기도가 나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하나님의 통치)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기도문의 마지막도 "사탄의 통치로부터 구원해 달라!"는 기도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주기도문은 "하나님의 통치"를 구하는 기도로 시작해서, "사탄의 통치로부터 구해 달라!"는 기도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기도는 사실상 똑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구하는 기도가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이라면, "사탄의 통치로부터 구원해 달라!"는 기도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는 우리에게 의와 생명을 줍니다. 그러나 사탄의 통치는 우리를 죄와 사망의 노예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와 같이 주기도문은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사탄의 통치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