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시 8:4)과 (히 2:5-9)에 똑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점이 궁금합니다.

1) 시편 8편에 나오는 사람, 인자에 대해 궁금하고...또 히브리서에 나오는 인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2) 시편 8편의 인자와 히브리서 2장의 인자가 동일한 개념에서 기록되었는지...

3) 히브리서 2장 7절 "잠시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 하시며" 개역 개정판에는 하나님보다 못하게 하시며라고 쓰여 있는데, 정확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A.

1. (시 8편)에 대해서

 "내가 주님의 손가락으로 친히 만든 작품인 주님의 하늘과, 주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달과 별들을 살펴보오니(3), 사람(에노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저를 그토록 생각해주시며, 사람의 아들(인자)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저를 보살펴주시나이까?(4)  주님께서 그(인간)를 하나님보다 조금 부족하게 만드시고, 그에게 영화와 존귀로 면류관을 만들어 씌우셨나이다(5). 주께서 그들에게 주님의 손으로 만드신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모든 것을 그 발아래 두셨으니(6).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7),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8)."

  다윗은 목자 생활을 하면서 밤마다 하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성장했습니다. 그는 가장 위대한 예술가이신 하나님께서 손수 만드신 작품, 즉 하늘을 바라보고 그 위대함에 압도되었습니다. 다윗은 광대한 천체를 바라보는 동안 대자연에 비해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늘에 빛나는 찬란한 별들에 비해 인간은 티끌로 만들어진 진토와 같은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렇게 연약한 인간을 광활한 우주의 중심에 세워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젖먹이와 어린아이와 같은 인간을 우주의 관리자로 세우시고 그들에게 세상의 통치권을 주셨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진토와 같은 인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있는 사실에 대해 놀라고 있습니다. 그는 인간(에노스)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주의 창조자께서 그를 생각해 주시고, 인자(사람이 나은 자녀들)가 누구이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정성껏 보살펴 주시는 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에서 "사람"과 "인자"는 모두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시인은 전형적인 병행법을 (비슷한 단어와 절을 반복함으로 그 의미를 강조하는 것)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사람, 또는 인자는 우주의 위대함에 비해 지극히 연약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아담과 같이 티끌로 하나님께 지음 받은 보편적인 사람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주께서 사람을 하나님(엘로힘)보다 조금 못하게 창조하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또는 천사)은 히브리어 "엘로힘'을 번역한 말입니다. 이 말은 신적 존재(god)를 의미하는 "엘"의 복수형입니다(gods). 이 말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한 단어입니다. 첫째는 위대하신 창조주 하나님(God)을 의미하며, 둘째는 신적인 존재들(gods)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첫 번째 의미로 해석하면 시 8:5은 "주께서 인간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창조하셨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인간은 온 우주에서 하나님 다음으로 위대한 통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의미로 해석하면 "주께서 인간을 신적 존재들(천사를 포함하는)보다 조금 못하게 창조하셨다"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인간은 일부 측면에서 신적 존재들(천사를 포함하는)보다 조금 못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인간이 신적 존재들보다 못하다고 한 것은 인간은 영원히 사는 존재가 아니라, 죽어야만 하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전능하신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다고 하는 개념은 히브리인들에게 거의 불경에 가까운 개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히브리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할 때에(70인경) 엘로힘을 천사로 바꾸어서 번역했습니다. 그리고 70인역(헬라어역)뿐 아니라, 다른 번역본들(시리아어, 탈굼, 벌게이트(라틴역))들도 70인경을 좆아 엘로힘을 "천사"로 바꾸어서 번역을 했습니다.

 인간은 하늘에서 찬란히 빛나는 별들에 비하면 진토와 같이 연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연약한 인간에게 자기 형상을 부여하시고, 그들을 우주의 중심에 세워주셨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영화(존귀, 아름다움)와 존귀(화려함, 호화로움)로 면류관을 씌워주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존귀'는 왕의 표시이며, 따라서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다는 말은 인간을 만물을 주관하는 왕으로 세워주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2. (히 2:5-9)에 대해서

 "하나님이 우리가 말하는 바 장차 올 세상을 천사들에게 복종하게 하심이 아니니라(5). 그러나 누구인가가 어디에서 증언하여 이르되,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돌보시나이까?(6) 저를 잠시 천사보다 못하게 하시며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시며(7). 만물을 그 발 아래에 복종하게 하셨느니라' 하였으니 (8(상))....오직 우리가 천사들보다 잠간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 곧 죽음의 고난 받으심을 인하여 영광과 존귀로 관 쓰신 예수를 보니 이를 행하심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려 하심이라(9)."

  히브리서 기자는 시 8:5을 기독론적으로 재해석하여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먼저 장차 오게될 하나님 나라가 (천사들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관하시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5). 그리고 그는 이 사실을 증거하기 위해서 한 성경 구절(시 8:5)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여기에서 (시 8:5)을 인용할 때에 히브리 성경이 아닌 70인경(헬라어 역본)을 따라서 인용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히브리서 기자는 "주께서 인간을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셨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이미 말한 것처럼 70인역(헬라어역)이나 다른 번역본(시리아어, 탈굼, 벌게이트)들은 엘로힘을 "천사"로 바꾸어서 번역을 했습니다.

  그러면 시 8:5에 나오는 "엘로힘"을 히브리 성경처럼 하나님으로 번역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70인경처럼 천사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학자들이 많은 논쟁을 해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견해는 히브리 성경의 "엘로힘"을 "하나님"(God)으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학자들은 시 8:5에서 시인이 연약한 인간의 존귀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우주에서 가장 높으신 하나님과 비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견해를 따르면 시 8:5에서 인간은 하나님 다음으로 탁월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시 8편에서 시인은 진토로 만들어진 연약한 인간을 하나님 다음으로 높은 존재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찬송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70인경처럼 "엘로힘"을 "천사"(또는 신적인 존재들)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첫째로 일부 학자들은 (시 8:5)에 나오는 엘로힘이 하나님뿐 아니라 하나님과 천사를 포함하는 "신적인 존재들"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엘로힘"은 하나님을 의미하는 "엘"의 복수형(gods)으로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째로 이 말은 위대하신 창조주 하나님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에는 장엄복수형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위대함이나 크고 광활함과 같은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복수형을 쓰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엘로힘은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강조하기 위한 복수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엘로힘"은 "단순한 신적인 존재들(gods)"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엘로힘"은 "천사들을 포함하는 모든 천상의 신적인 존재들"을 가리키는 말로도 번역될 수 있습니다.  

 2) 둘째로 일부 학자들은 시 8편에서 사용된 하나님 명칭을 근거로 70인경의 번역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시편 8편에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You"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말 성경은 "You"라는 말을 모두 다 "주(또는 주님)"으로 바꾸어 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부 학자들은 만일 시편 기자가 "인간이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다"고 말하고 싶었으면 "주께서 사람을 당신보다(주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라고 표현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그들은 엘로힘을 하나님이 아닌 신적인 존재들(천사를 포함한)로 번역하는 것이 올��고 주장합니다.

3) 또 다른 사람들은 인간은 결코 하나님과 비교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없으며, 무한자이신 하나님과 유한자인 인간의 질적 차이는 무한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인간을 하나님과 비교하는 것은 불경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에서 시 8:5에 나오는 "엘로힘"을 "천사를 포함하는 신적인 존재들"로 보는 것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히브리서 저자는 당시에 사람들에게 널러 사용되었던 70인경의 번역을 좆아서 시 8:5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히브리서에서는 "엘로힘"이 "천사"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개정판 개역 성경은 이를 다시 하나님으로 고쳤습니다.) 인간은 진토와 티끌로 지음 받은 연약한 존재입니다. 인간은 찬란하게 빛나는 별들과 하늘의 영광스러운 신적 존재들에 비하면 연약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또한 인간은 타락 후에 죄를 짓고 죽음을 당해야 하는 유한한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유한한 인간이 영원한 천상의 존재들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는 계속되지 않을 거입니다. 하나님은 연약한 인간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다시 세상을 다스리는 영광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히 2:7에서 시 8:5에 나오는 인자를 기독론적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시 8:5의 "인자"를 인류 구원의 완성자이신 2의 아담, 즉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서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예수님은 잠시 천사들보다 못한 위치에 놓이게 되셨습니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 천사보다 잠깐 못하게 되셨다는 말은 주님께서 육신을 입으심으로 죽음을 당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인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히브리 기자는 이러한 상태는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잠깐 동안만 유지될  임시적인 상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9).

  히브리서 기자는 주님께서 인류 구원을 완성하실 때까지 잠시 동안 인간의 연약함을 입고 천상의 존재들보다 열등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구원을 완성하신 후에 다시 창조주의 신성을 회복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때에 모든 우주 만물이 다시 주님의 발 아래에 복종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시 8편의 예언의 완성인 동시에, 인간을 우주의 통치자로 세우기 위해서 꼭 있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티끌로 지음받은 연약한 인간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하시고, 그들을 그리스도와 함께 온 우주(천사를 포함한)를 다스리는 통치자와 상속자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구약의 성도들 뿐 아니라, 오늘날의 우리들도 다윗처럼 연약한 우리를 우주의 중심에 세워주신 하나님께 찬송하는 것이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