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하나님이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실 때 완전하게 지으신 것이 아닌가요? 왜 죄가 존재하는지...그 불완전을 위하여 지금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라면..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완전한 세계 창조의 과정에 있는 것이라면 종말론적인 미래는 태초의 에덴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선악과를 따먹기 이전의 죄 없는 인간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거기에 그친다면 죄지을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겠죠?) 발전적인 역사관을 갖게 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역사는 발전한다는 사상을 가져도 괜찮을 까요? 자유주의 신학의 시작점이었던 역사신학의 위험이 있긴 한데..답변 부탁드려요.

Answer

1.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탕자의 비유에서 찾고 싶습니다. 탕자의 경우 아버지가 죽기도 전에 유산을 정리해서 아버지 곁을 떠나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그가 아버지 곁을 떠났을 때에 겪게 될 어려움을 말하면서 만류했을 것입니다(하나님은 아담에게도 그가 선악과를 따먹으면 죽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끝내 자신을 떠나기를 원하는 작은 아들을 강제로 막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아버지는 아들의 선택이 바람직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줄 아는 성숙한 인격을 배우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탕자가 아버지를 떠나서 아버지를 떠난 삶이 어떤 것인지 직접 체험하고, 더 성숙된 인격을 가지고 돌아와 함께 살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탕자가 아버지를 떠날 수 있었던 환경이 에덴 동산의 상태라면,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은 상태는 돌아온 탕자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탕자는 다시는 아버지를 떠나지 않고 전보다 더 아버지를 존경하면서, 가정을 지켜나갔을 것입니다. 비록 그가 아버지를 떠남으로 많은 고생을 하긴 했지만, 체험을 통해서 아버지께 순종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아버지도 돌아온 아들을 전보다 더 사랑했을 것이며, 그 가족은 더 든든한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탕자의 자유를 인정하고, 강제로 그를 막지 않은 아버지의 처사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반면에 집에 남아서 아버지를 모신 첫째 아들 역시 이 일을 통해서 더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거역한 아들에 대해서도 변함 없는 사랑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배웠고, 또한 집을 나간 동생을 조건 없이 용납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탕자의 가출 사건은 형에게도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탕자가 집을 떠났다가 돌아온 후에 이 가정은 전보다 훨씬 더 성숙한(순종, 선택, 자유, 사랑, 관용에 있어서)한 가정이 될 수 있었습니다.

3. 아담 때의 에덴이 집을 나갈 수 있는 탕자의 상태라고 한다면, 구원받은 교회는 집으로 돌아와서 아버지께 순종하는 탕자의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차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면 우리는 모두 아버지와 같은 성숙한 인격을 가진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역사는 어느 정도 변화, 또는 발전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거역을 하고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역사는 영원한 심판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4. 생명 자체가 계속해서 변하는 존재이듯이, 완전이란 개념 안에도 항상 새롭게 되는 것이 포함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예레미야의 고백을 좋아합니다.

 "주의 인자는 끝이 없고
  주의 자비는 무궁하며
  아침마다 새롭고 늘 새로우니..."

 우리가 오늘 만난 하나님은 어제 만난 하나님이 아니라 새로운 분입니다. 샘물이 계속해서 솟아나는 것처럼 참된 생명력(영생)은 날마다 새로워지는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원한 세계의 삶이 아름다운 것이고, 또 풍요롭고, 완전한 것이 아닐까요?

5. 계시록의 저자가 미래에 완성될 세계를 묘사할 때에 "...같고"라는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이는 미래의 세계가 인간의 언어로 정확히 묘사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단지 "...같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저 역시 미래에 완성될 모습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그 모습에 대해서 묘사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미래에 대해 성경에 기록된 언급 뿐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때가 지금 보다는 더 아름다울 것이며,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점을 참고로 해서 질문하신 내용에 대해서 님이 스스로 답변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