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요한 19 14에 보면 빌라도가 최종적으로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기로 하고 내어주던 시간이 제6시라 하고 마가(15:25)는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던 시간이 제3시라고 하였는데 마가나 요한 중 누군가 잘못 기록한 것이 아닌지 알고 싶습니다.

빌라도의 관정으로 갔을 때가 새벽이었는데 어째서 6(지금의 12시라 하는지요. 당시 유대인 특유의 시간대에 대해 아무리 문외한이라 해도 일견 분명 모순으로 나타나기에 그렇습니다. 요한의 6시나 마가의 3시 중 어느 하나가 분명 잘못되게 기록했다고 단정해도 좋지 않을까요.

만일 잘못 기록하였다 하더라도 성경의 기록이 전체로 잘못된 기록이라는 방증은 될 수 없지요. 오히려 성경의 진실성 객관성 사실성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런 사실이 있어도 원저자 기록 그대로 남겨 두기 위하여 다른 사람은 인위적으로 절대 손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소한 일 한 가지만으로도 오히려 성경의 내용이 (이런 인간적인 실수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고 사실 일어난 그대로의 기록이라는 점을 더욱 확고 확실하게 입증한다고 봅니다. 하여튼, 무슨 색다른 유대인의 시간 체제가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의 기록인지 알고자 합니다.

Answer
  

1. 요한복음에 나타난 시간 문제는 성경 신학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많은 논문들이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 문제를 자세히 이야기 하려면 매우 많은 지면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간단하게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는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2. 말씀하신 대로 요한은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마지막 재판을 받은 때를 "제 6시"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 14:25)을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시간을 "제 3시"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면 마가의 기록과 요한의 기록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3. 그러면 왜 성경에 이러한 시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을까요? 가장 자연스러운 해석은 마가와 요한이 서로 다른 시간 계산법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두 가지 시간 계산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는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시간 계산법이고(이것은 우리 나라의 시간과 6시간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로마식 시간 계산법입니다(이것은 우리 나라의 시간과 같습니다). 복음서의 독자들은 당시 로마 통치 하에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두 가지 시간 계산법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이러한 일이 익숙했기 때문에 혼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 나라가 양력과 음력을 동시에 사용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4. 요한의 기록을 보면 로마의 시간 계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로마의 시간 계산법은 오늘 날의 우리의 시간 계산법과 같습니다. 즉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고, 0시에서 다음 날 0시까지를 하루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로마 시간에 의하면 주님은 오전 6시에 빌라도에게 최종 판결을 받으셨고(요 19:14-16), 그 후에 골고다까지 끌려 가는데 약 3시간이 흘렀습니다(눅 23:26-31). 그러므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시간은 로마 시간으로 오전 9시였습니다. 그러나 로마 시간으로 오전 9시는, 유대식 시간으로 "제 3시"에 해당했습니다(막 14:25). 로마 시간과 유대 시간은 약 6시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5. 요한은 로마 시간으로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최후 판결을 받으신 때를 제 6시라고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 형장으로 끌려가는 데 약 3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로마 시간으로 제 9시에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마가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시간이 유대 시간으로 제 3시라고 기록했습니다. 이 시간은 로마 시간으로는 제 9시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요한과 마가의 기록에 모순되는 점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