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요즘 세간에서 문제가 되는 교회 세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 교회에서 아들에게 교회를 지어 변칙적인 세습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말씀해 주십시오! 

Answer

1. 들어가는 말
  기독교가 한 나라에 전파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게되면 교회는 1세대에서 2새대로 넘어갑니다. 이때가 되면 교회를 처음 개척했던 1세대 목회자들이 은퇴하고 다음 세대들이 리더십을 계승하게 됩니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어느 나라든지 이때가 되면 후계자 선정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따라서 이때에는 리더십 계승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한 교회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고, 또 몰락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우리보다 앞선 미국이나 유럽의 교회 역시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통을 이미 겪었습니다.

개신교회들이 리더십을 계승하는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사례 중에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은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부자 계승형 ; 아들에게 리더십을 계승하는 경우
2) 가족 계승형 ; 가족 중에 한 사람(예 사위)에게 리더십을 계승하는 경우
3) 제자 계승형 : 전임 목회가가 키운 제자 목사에게 리더십을 계승하는 경우
4) 공개 모집형 : 공개적으로 광고를 내고 지원한 목회자들 중에서 서류심사와 2차 심사(설교,면접 등)를 통해서 후임자를 선정하는 경우.

우리 나라의 경우에 부자 계승형은 충현교회나 광림교회가 선택했고, 가족 계승형의 경우도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리더십을 이양한 것은 아니지만, 금란교회의 경우 김홍도 목사님이 투옥된 상태에서, 사위가 권한을 대행한 한 것은 이러한 형태를 선택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자 계승형은 소망교회와 사랑의 교회가 선택했습니다. 소망교회의 경우에는 아들 목사에게 다른 교회를 지어 분립시키고, 본 교회는 제자 목사에게 인계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 중에는 후임 목회자를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2. 각 형태의 장단점
이러한 리더십 형태는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르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형태들은 각 교회들이 자기 사정이 따라 결정한 것이며, 또한 그 나름대로 각각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각 형태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부자 계승형

* 장점: 아버지의 리더십을 아들이 무난하게 계승할 수 있으며, 전임 목회자와 후임 목회자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충동을 피할 수 있음.

* 단점: 교회를 인도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아들을 후임자로 선정하는 경우에 교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음.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교회가 갈라지고, 숫자가 감소할 수 있음. 그러므로 이 방법을 사용할 때에는 아들이 충분히 목회훈련을 받고, 목회자적 자질이 검증된 경우에 택하는 것이 좋음. 또한 후임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아들을 다른 후보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일이 필요함.


2) 가족 계승형(부자 계승형과 비슷)


3) 제자 계승형

* 장점: 세습의 비난을 피할 수 있음. 전임 목회자의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리더십이 무난하게 계승될 수 있음.

* 단점: 전임 목회자와의 갈등 문제로 인해 교회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 실제로 영락 교회나 충현교회의 경우 이 방법을 썼다가 3-4명의 목회자가 교회를 맡았다가 강제로 떠나야 하는 아픔을 겪었음. 이러한 과정에서 교회가 겪는 헌란과 충격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한 편임. 현재 사랑의 교회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러한 방법으로 리더십을 계승하고 있는 중. 그러나 이 경우도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임.


4) 공개 모집형

* 장점: 가장 공정한 절차에 의해서 리더십을 계승할 수 있음.

* 단점: 전임 목회자와의 목회 철학이나 사역 방법에 큰 차이가 있어서, 리더십을 계승하는 과정에서 교회가 큰 진통을 겪을 수 있음. 후임목회자가 무리하게 변혁을 추진하는 경우 신임 목회자의 목회관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수의 성도들이 떠나는 아픔을 겪게 됨. 실제로 후임 목회자가 무리한 개혁을 시도하다가 교회가 갈라지는 사례가 발생한 경우도 있음.


3.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가?
  그러면 어떤 형태가 교회의 리더십을 계승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까요? 제 생각에는 정답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어느 한 가지 방법을 정답으로 놓고, 다른 방법을 정죄시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교회가 자기 교회에 가장 적당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위의 네 가지 방법은 모두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어느 한 교회에 적당한 방법이라고 해서 다른 교회에도 적당한 것은 아닙니다.


요즘 사회를 보면 부자 계승형을 지나치게 정죄하고, 제자 계승형이나 공개 모집형이 유일한 정답인 것처럼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바람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자계승형이나 가족 계승형 역시 교회 리더십을 계승하는 대안이 될 수 있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며, 제자 계승형이나 공개 모집형도 여러 가지 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개 교회가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를 자기 상황에 맞도록 선정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특히 대형교회의 경우에는 대기업처럼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세울 수 있고, 그것을 운영하거나 관리하기 위해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전임자의 리더십을 보고 배운 가족이나 측근들 중에서 그 리더십을 계승할 사람이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국민일보를 보니 우리 나라 100대 기업 중에서 50개 기업이 이미 가족에게 경영 세습을 완료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대기업을 경영할 능력을 갖춘 사람을 하나 만들어 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은 천부적인 자질과 함께 수많은 훈련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전임자의 경영과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의 경영을 배운 가족이나 측근들이 그 리더십을 계승하는 일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점에서 이러한 일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사유 재산이 인정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에게 재산을 물려주려는 부모의 뜻도 강제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나머지 50개 기업도 만일 자녀나 측근 중에서 기업을 경영할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었다면, 그들 역시 가족에게 기업을 물려주려고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변칙적인 세습문제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제가 알기에 문의하신 교회의 경우에 전임 목회자가 자기 제자 중 한 사람에게 교회를 맡기고, 부목사로 있던 아들에게 다른 교회를 지어서 분립하는 형태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형태도 그 교회의 상황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회 역시 리더십 계승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기도를 해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교회에는 어려서 부터 목회 훈련을 받아온 아들 목사가 부목사로 있었습니다. 아들 목사 역시 부친으로부터 보고 배운 것이 있고, 어려서부터 목회와 신학 훈련을 착실히 받은 만큼 큰 교회를 운영할 자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전임 목사님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줄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들 목사정도라면 교회를 무난히 이끌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임 목회자는 이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부자 세습이라는 비난을 피하고, 가장 적절한 제자에게 리더십을 이양하기 위해서 치한 조티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 성도들은 그러면 아들 목사를 어떻게 대우해야 하느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동안 교회에서 잘 목회하면서 훈련을 받아 온 목사를 무조건 아들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빼앗고 내쫓는 것은 성도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교회의 경우에 차선책으로 아들 목사에게도 다른 교회를 하나 지어서 분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는 이 교회이 상황에서 이러한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자 목사님이 소망교회를 잘 운영하여 부흥시키고, 아들 목사도 개척한 교회를 잘 운영하여 부흥시킨다면 후에 그 교회는 두 배의 부흥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운영의 묘가 필요합니다. 아들 목사의 교회를 지나치게 크게 짓거나, 무리한 자금 운용으로 교회 재정에 압박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 이 교회는 그 동안에 큰 일을 많이 했고(북한에 대형 고아원을 세워서 운영하건, 과학기술 대학교를 세워 운영하는 등), 유능한 경제인들이 많이 있는 만큼, 어려운 과정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면 우리는 이러한 교회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저는 이러한 교회에 대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이 교회가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들이 이러한 교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리더십 계승 과정을 지혜롭게 잘 처리할 수 있도록 기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일 무리한 자금 동원이나 그릇된 방법으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사랑어린 충언이나 책망을 통해서 이 교회가 잘못 가지 않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모두 다 주님의 교회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랑에서 나와야 합니다. 비난을 위한 비난은 자신이나 교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