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목사님 ! 목사님의 글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고 많은 분들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래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의 기사와 누가복음의 기사를 합치면 둘 중의 하나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이 됩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12월 25일 아기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십니다. 그 탄생 순간에는 목동들이 가서 경배합니다(누가복음)---1월 2일경 : 8일후 예수는 할례를 받습니다(누가복음)---1월에서 2월경 : 예루살렘에서 정결예식을 치루고 나사렛으로 온 가족이 돌아갑니다 (누가복음)

12월25일~1월초순경 : 동방박사들이 경배합니다(마태복음). 베들레헴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예수의 탄생 순간을 목격한 것이 아니고 탄생후 1주일 정도시간이 흐른것 같습니다. 동방박사들이 본 것은 예수와 마리아 뿐입니다

동방박사가 돌아간후 요셉은 천사들의 인도로 이집트로 떠납니다, 할례도 안받고 예루살렘도 안갑니다. 분명, 아기들의 학살이 시작되는데 예루살렘으로 갈 겨를은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태복음의 기사는 베들레헴->이집트->나사렛입니다. 누가복음의 기사는 베들레헴->예루살렘->나사렛입니다.

두 기사중 하나는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봅니다. 마태복음에는 천사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천사들이 주인공(예수,동방박사,요셉)들의 행동에 일일이 개입합니다-> 무엇인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워보입니다.

누가복음은 그 당시 유대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흡사하게 보입니다. 아마 (예수님도) 평범한 유대인들이 겪어야할 통과의레를 거친것으로 보입니다. 이점에서 훨씬 부드럽습니다.

마태복음의 기자는 주후 약 70년경 이 기사를 쓰면서 그 당시에 있었던 아기 학살 사건을 예수 탄생기사에 삽입한 것이 아닌가하는 나름대로의 판단을 해봅니다. 첨삭되었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말입니다. 누가는 의사이고 학식이 있는 사람이라
비교적 객관적 입장에서 예수 탄생기사를 다루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이러한 논의가 예수탄생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예수탄생 기사를 설명하는 두 가지 복음기자들의 서술을 합치면 두 기사 중 하나는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있는 자신의 신앙고백을 역사적 사실에 투영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마태복음)

즉, 예수탄생도 사실이고, 아기학살 사건도 사실이라면 마태는 이 2 가지 역사적 사실을 무리하게 연결시켰다고 판단됩니다 (누가복음의 기사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면) 목사님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A.

1. 예수 탄생 시기와 동방 박사의 방문 시기
마태는 유대인을 위해 기록했기 때문에 예수께서 "유대 왕 헤롯 때"에 태어나셨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는 이방인을 위해 기록했기 때문에 예수께서 탄생한 시기를 "로마 황제 아구스도와, 시리아 총독 구레뇨 때"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 2:19)을 보면 "예수를 찾던 헤롯이 죽었다"는 기사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 예수께서 태어나신 때는 "헤롯이 죽기 얼마 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셉푸스가 쓴 고대사(17장, p. 167)에는 헤롯이 주전 4년 3월 말-4월 초에 있었던 월식 후에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을 종합해 보면 예수께서 탄생하신 때는 아마도 주전 5년 말 경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탄생일이 정확하게 12월 25일은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누가복음은 예수 탄생 기사를 1) 탄생 - 2) 8일후 할례 - 3) 33일 후 정결예식을 행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록대로라면 주님의 부모님은 한 달이 넘도록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머문 곳은 원래 유다 지파였던 요셉과 마리아의 고향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이 곳에 머물렀던 시간은 고향 친지들과 함께 하는 좋은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즈음에 마태복음에 기록된 동방박사들의 방문이 있었을 것입니다. 성경 학자들은 마태복음에 나오는 "동방 박사의 방문"이 주님께서 정결 예식을 마친 시기(출생한 지 33일 후)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먼 나라에서 여행하는 박사들에게도 약간의 시간은 필요했을 것입니다.


2. 왜 마태와 누가의 기록이 다른가?
마태와 누가의 예수 출생 기록이 다른 것은 그들이 복음서를 쓰는 독자가 달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누가가 목자의 방문 사건을 기록하고, 마태는 동방박사의 방문과 헤롯의 박해, 그리고 주님의 애굽 피난 사건을 기록한 것은 독자들의 필요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누가의 독자는 이방인인 로마의 고관 데오빌로였습니다. 누가는 이방인인 데오빌로를 위해 주님께서 유대인만이 아닌 "인류 전체"의 구원자였다는 사실을 강조했으며, 특히 주님을 인해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탄생 사건에서 가난한 목자에게 복음이 전파된 사건을 특별히 선택하여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에 "만민에게 전할 기쁜 소식"이라는 말을 첨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태의 경우에는 독자가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유대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구약 성경에 기록된 '아브라함의 후손'과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왕'인가?"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는 처음 족보에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마태에게 있어서 이방인 박사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예수를 방문한 사건"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님께서 다윗의 후손으로 오신 메시아 왕이라는 증거였습니다. 또한 마태에게 있어서 주님께서 헤롯의 박해를 받고 애굽으로 피난했다가 다시 돌아온 사건 역시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이것은 구약 성경에서 이스라엘이 야곱 때에 애굽에 들어갔다가, 모세 때에 애굽에서 나와서, 여호수아 때에 다시 가나안으로 돌아온 일을 상징하는 출애굽 사건의 상징이었습니다. 또 유대인에게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과연 구약 성경에 예언된 메시이인가?"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 마태복음을 기록했습니다. 그는 항상 사건을 기록한 후에는 ".......라고 기록된 성경이 응하게 함이라"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은 이방인인 데오빌로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누가는 이러한 기사를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마태복음에 천사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유대인들이 천사에 대한 신학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누가의 독자인 헬라의 고관 데오빌로에게 중요한 것은 천사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한 역사적인 자료였습니다. 그러므로 누가는 비교적 정확하게 당시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누가와 마태의 기사는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복음은 동시에 많은 공통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마태와 누가 복음이 먼저 기록된 마가복음을 기초로 해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마태와 누가는 마가복음을 기초로 하고, 자기의 독자에게 맞도록 여러 가지 자료를 다시 추가하거나 생략했습니다.


3. 누가복음은 역사적이고 마태복음은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먼가?
앞에서 말한대로 누가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로마의 고관으로 있는 데오빌로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에 역사적으로 분명한 사실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누가는 매우 구체적으로 가그 사건이 일어난 상황과 배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태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유대인들에게 예수께서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이며,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약속하신 그 분이라는 사실을 증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는 자료를 이 목적에 맞게 배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태복음이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태가 복음서를 기록할 때에는 주님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때에는 유대에 주님의 탄생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산 증인들 중에 태반이나 살아 있을 때였습니다. 만일 이러한 상황에서 거짓 기사들이 교회에서 읽혀졌다면, 당장 유대인들의 반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기독교는 유대인들의 가장 큰 공격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는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는 로마 관리에게 글을 쓴 누가복음이 사실을 속이기가 더 쉬웠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물론 신실한 누가는 이러한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마태의 경우에는 예수 탄생 현장에 살고 있던 증인들 앞에서 복음서를 기록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거짓 기사를 첨가해서 교회를 기만하려 했다면 큰 낭패를 당했을 것입니다.


4. 4복음서의 내용이 다른 점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http://biblenara.org/gospel1.htm)


5. 예수 탄생 기사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 중에서 13-16주에 실린 예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http://biblenara.org/gospel2.htm)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