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마리아와 마르다의 성격과 신앙의 차이를 성경 학자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요? 마리아의 신앙이 마르다의 신앙보다 본받을 만한 것입니까? 이건 농담입니다만 예수님은 그래도 마지막 십자가 상에서는 마르다를 부르셨잖습니까? "목 마르다(?)"

* 아래의 글은 한 여집사님이 쓰신 글인데 마리아와 마르다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보고 있는 것같습니다.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리아와 마르다 사건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1. 온전한 사람은 마르다의 현실적인 면과 마리아의 영적인 면을 갖춘 인격의 소유자입니다.

2. 주님의 사역은 각 지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달란트를 골고루 필요로 합니다.

3. 주님은 자신의 사고와 기도의 지경을 넓히고, 주님을 섬기며 순종하는 사람을 기뻐하신다.
--------------------------------------------------------------------------------------

                               < 마리아와 마르다 >
                                                                         손미숙 집사

마리아와 마르다, 성경에 나오는 이 두 자매는 내가 가장 자주 떠올리는 성경의 인물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닮고 싶기는 마리아이고, 친근감이 드는 것은 마르다쪽이다. 예수님의 진의를 알아채지 못해 칭찬받지 못하는 마르다. 왜 예수님은 마르다를 꾸짖었을까? 그게 내가 곰곰이 생각해 보는 문제이다. 특히 교회 봉사로 분주할 때 이건 또 마르다식 실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마리아는 감성이 뛰어난 여인이었을 것 같다. 옥합을 깨뜨려 자신의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은 마리아, 수많은 사람들의 오해 어린 시선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예수님을 사랑했던 마리아, 그가 큰 죄를 지었고 그로부터 용서를 받은 감격이 있었다 상상해도, 그런 과감한 행동은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가 아니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예수님을 향한 순전한 마음은 분주한 언니를 놔두고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 말씀에 청종하도록 그를 끌었을 것이다.

그 천진난만한 신앙이 나는 부럽다. 계산하지 않으며 염려하지 않는 신앙. 반면 마르다는 일만하고 좋은 소리도 못 듣는다. 예수님 일행이 좀 많은가? 일단 사람은 먹어야 살지 않는가? 그래서 마리아가 자기를 좀 돕게 해달라고 했기로서니 그렇게 냉정하게 대꾸하실 게 뭐람. 예전에 어느 장로님이 예수님이 마르다를 조금만 칭찬해 주셨어도 교회에서 일할 사람 구하기가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거라고 쓰신 글을 읽고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일과 세상 일은 어떻게 다른가? 교회 일로 피곤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게다가 교회일로 같은 성도끼리 마찰이 생겼을 때는?

지난 주일에 젊은 집사님 한 분이 딴 교회로 시집와서 적응하기가 어렵지 않으냐고 물으셨다. 그 질문을 듣고 내 바로 밑에 여동생과 우린 꼭 딴 교회 사람이랑 결혼하자고 얘기했던 것이 생각났다. 소원대로 된 후 한 교회 사람과 결혼해 친정 교회를 떠나지 않은 막내 여동생을 둘이 부러워했던 일도… 잔뼈가 굵은, 그야말로 내 구역을 버리고 내 전적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던 마음 저 밑바닥에는 혹 마르다의 역할에서 벗어나 마리아가되고 싶은 소망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신혼 때 나의 신앙 상태를 돌이켜 보건대 억지스럽긴 하지만.

작년이 결혼 10주년이었으니 동성교회 교인이 된 것도 햇수가 꽤 되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집이 멀고 아이들이 어린 것을 핑계로 동네 교회에 출석하여 집사가 될 뻔했으니 진짜 동성교회가 내 교회다 싶은 마음이 들게 된 것은 성가대원으로 봉사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역시 봉사를 해야 정도 붙나보다. 지난 해에는 졸지에 마리아여선교회 회장이 되어서 힘들게 봉사하며(한 게 없으니 몸이 힘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부담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교회에 대한 책임 의식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마르다의 생활―정신없이 봉사하고 일에 휘둘려 종종 중요한 것을 놓치는―을 시작할 찰나였는데, 10년만에 갔던 수련회에서 해답을 얻고 왔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봉사하는 모습에 깨지면서 내가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람들을 통해 말씀하고 계시다는 거였다. 하나님의 말씀은 설교 단상에서도 선포되지만 기도하는 형제자매의 모습에서도, 봉사하는 형제자매의 모습에서도, 내게 건네진 미소 띤 말투 속에서도, 전해지고 있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또한 인간적인 경험들, 독특한 성격들까지도 하나님께 바쳐지면 귀히 쓰여지는 것을 보았다.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은 마리아뿐만 아니라 마르다 역시 확실한 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마르다는 자신의 상식들이 하나하나 깨어지는 것을 경험하며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는 감격을 누리고 마리아처럼 되었을 것이고, 마리아는 신앙이 자라며 자신의 신앙이 가르쳐준대로 이웃을 섬기는 철든 모습을 보이게 되었을 것이다. 이 둘 사이에 우열은 없으며 두 사람을 통해 예수님은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치시고 있었던거다. 그러니 편안히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말씀하시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 드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내 구겨진 모습도, 내 지친 모습도, 내 눈물도, 내 어리석음도 하나님은 다 쓰시겠다고 하신다. 명예회복은 책임지신다니, 하나님 아버지 뜻대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