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담임목사에 대한 정기적인 신임투표는 성경적입니까? 그리고 장로나 침례교의 안수집사는 종신제가 더 성경적입니까?
 

Answer

1. 성경에서 성직자나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은 모두 다 종신직이었으며, 성도들의 투표로 교회 지도자들의 신임을 물은 기록은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아론과 그의 자손을 대제사장으로 임명하셨고, 레위 지파에게 성막이나 회막에서 섬기는 일을 하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일을 하나님께서 직접 지시하셨기 때문에 사람들이 개입할 수 없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성직자들이 잘못하면 하나님께서 직접 징계하셨기 때문에 백성들이 불신임 투표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신약 성경에서도 사도들이나 사도들이 세운 목회자들(디도, 디모데와 같은)은 필요에 따라 다른 교회로 이동하면서 사역을 했지만, 성도들이 투표로 신임을 결정한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신약 시대에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직접 선택하여 세웠고, 또 각 교회의 목회자들은 교회를 개척한 사도들이 직접 임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1세기의 기독교회는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에 공동체에서 쫓겨나서 극심한 경제적 빈곤 속에 살아야 했고, 로마 영토 안에 사는 기도교인들은 황제 숭배의 압박으로 순교의 위험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지도자가 되려면 극한 희생과 순교를 각오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당시에 교회 지도자들은 성령에 사로 잡혀서 자진해서 고난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평신도들이 투표를 통해서 신임을 결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각 교회에서 다른 복음을 전한 거짓 사도들과 거짓 선생들이 일어난 경우가 있었는데, 이 경우에는 사도들에 의해서 분별이 되어 제거되었습니다.

2. 교회 지도자에 대한 신임 투표는 기독교가 성장하여 교회에 부와 특권이 주어지면서 교회 지도자들의 부패와 타락을 방지하기 위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회의 성도들 역시 교회지도자들의 신임을 묻는 제도가 종신제도로 인한 부패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11년 전에 조사한 한 자료에 의하면, 담임목사의 신임 투표에 대해서 평신도의 56%가 지지했고(괜찮다-35.2%, 당연하다-21.08%), 30%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또 목회자들은 61%가 이 제도를 지지했고, 39%가 부정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장로들의 시무 임기제에 대해서는 54%의 성도들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고, 30%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으며, 목회자는 장로 임기제에 대해서 86%가 찬성을 했고, 13%가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습니다(출처: "복음과 상황" 98년 4월호) 

3. 이러한 결과를 보면 많은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목회자 신임 투표와 장로 임기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조사가 11년 전에 행해진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제도를 지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일은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신임 투표제와 임기제를 종신직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점을 해결할 제도적 장치로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독단적으로 대하지 않게 하고, 목회자가 신임을 얻기 위해서 분발할 수 있게 하며, 또한 종신직이 가져올 수 있는 독단과 부패를 교정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4.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도의 변화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시대와 상황에 따라 교회 제도는 적절한 옷으로 갈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제도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한 부분에 장점이 있으면 반드시 다른 부분에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 마련입니다. 교회지도자의 신임 투표가 그들의 부패를 통제할 수 있는 반면, 여러 가지 문제점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신임 투표제도를 개교회에 적용하면 목회자의 미래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목회자가 안정적으로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게 되고, 목회자나 장로들이 표를 얻기 위해서 성도들을 자기 사람을 만들려고 할 수도 있으며, 신임 투표 수에 따라 장로들이 인기도에 따라 서열화 될 수도 있고, 또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서 신임 투표제도가 이용될 수도 있고, 불신임을 받은 목회자나 장로들에 의한 교회에 후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 교회에서 목회자가 신임 투표를 이용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장로를 제거하려다가 교회가 둘로 갈라질 위기에 처한 곳도 있고, 반대로 일부 장로와 평신도들이 연합하여 목회자를 쫓아내려고 하다가 교회가 큰 진통을 겪고 있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5.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개혁이 없는 제도의 개혁은 큰 유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변하지 않은 채로 제도만 개혁하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단은 제도가 변하면 그 제도의 약점을 이용해서 또 다른 전략으로 교회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도의 개혁에 앞서서 먼저 사람의 개혁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와 성도들이 성경대로 변화되면, 어떤 제도에서도 바람직한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단의 공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회자와 성도들이 성경대로 변하지 않으면 제도를 바꾸어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변화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사단의 공격을 적절히 막아낼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6. 지금 일부 개혁적인 교회에서 목회자, 장로 신임 투표와 임기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해야 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제도를 도입한 교회는 제도를 굳이 바꾸지 않아도 교회를 긍정적으로 세워나갈 수 있는 교회라는 점입니다. 그들이 제도 개혁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그들이 성경적으로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성경적으로 변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교회에 강제로 신임 투표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또 다른 형태의 부작용들이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제도 개혁을 부르짖기 전에 먼저 사람들을 개혁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러면 그 후에 제도 개혁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7. 우리는 예수님께서 단 한 번도 교회에 제도 개혁을 요구한 점이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각 교단들이 현재의 교단 헌법에 따라서 교회를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원하는 교회들에 한해서 신임 투표제를 적용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대다수의 교회들이 이 제도에 동의하면, 그때에 교단의 헌법을 바꾸어서 그 교단에 속한 교회에 신임 투표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