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79편> 아삽의 시, "황폐된 백성을 위해 드린 기도"(공동체 애가시)


  시 79편은 시 74편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시 79편은 시 74편과 문체가 너무 많이 닮아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때까지입니까?"라고 부르짖는 내용(시 74:1과 시 79:5)과, "알리다"는 말(시 74:5 과 시 79:10), "이스라엘을 야수의 밥으로 주었다"는 표현(시 74:5과 시 79:2), 그리고 "이스라엘을 양 떼로 비유하고 있는 점"(시 74:19 와 시 79:13)이 이런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이 두 시는 내용이나 특성에 있어서도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시는 모두 "아삽의 시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예레미야의 글과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두 시는 모두 쓰여진 상황과 배경이 같다. 이 시에서 시인이 묘사하고 있는 "성전 파괴 장면"을 보면, 이 시가 수리아의 셀류시드 왕조 때나, 또는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을 당한 때를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에는 "성전 모독 사건"과 "하나님의 종들이 대량으로 학살 된 것"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묘사는 이 시가 수리아의 셀류시드 왕조 때에 일어난 사건을 그리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시 74편을 보면 시인은 성전 파괴가 눈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시 79편을 보면 이미 성전 파괴 사건이 끝났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시 79편은 시 74편의 속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시에서 시인은 모두 전쟁보다는 대적들이 성소를 짓밟고 이스라엘을 모독하는 것을 보고 분노하고 있다. 성소가 파괴되고 성도들이 살육을 당하게 된 것은 그들이 하나님 앞에 지은 죄때문이었다. (시 79:6-7)은 (렘 10;25)의 글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데, 일부 학자들은 이를 보고 예레미야가 이 시를 인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시인은 원수들에 의해 예루살렘이 황폐해지고 성도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원수들이 성소와 성도들을 조롱하며 오만해 져 있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구원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시인은 주님의 이름을 위해 이스라엘을 용서하고 다시 회복시켜 달라고 간절히 기도 하고 있다.


1. 이스라엘을 해친 죄는 주님을 친 죄다(1-4).
 1. 하나님이여 열방이 주의 기업에 들어왔나이다.
   그들이 주의 거룩한 성전을 더럽히고,
   예루살렘을 돌무더기가 되게 하였나이다.
 2. 그들이 주의 종들의 시체를 공중의 새에게 먹이로 주었고,
   주의 성도들의 살을 땅의 짐승들에게 주었으며,
 3. 그들이 그들(성도들)의 피를 예루살렘 주변에 물같이 흐르게 하되,
   아무도 그들(성도들)을 매장하지 않았나이다.
 4. 우리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수치를 당했으며,
   우리를 둘러싼 자들에게 조소와 조롱거리가 되었나이다.

  이 시는 하나님께 하소연하는 탄원으로 시작되고 있다. 시인은 열방이 주의 기업, 즉 유다 땅에 들어왔다고 하나님께 탄원하고 있다. 열방은 시인이 보는 앞에서 주의 거룩한 성전을 더럽혔으며, 또한 예루살렘성을 무너뜨려 돌무더기로 만들어 버렸다. 바벨론 군대는 주의 기업인 유다를 침공하여, 하나님이 계시는 거룩한 성전을 짓밟아 버렸으며, 예루살렘 성을 무너뜨려서 돌무더기 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바벨론 군사들은 죽은 이스라엘 군사와 백성들의 시체를 장사하게 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새와 들짐승의 밥이 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성과 들에서는 새와 들짐승이 유다 백성들의 시체를 뜯어먹고 있었다. 바벨론 군사들로 인해 죽임을 당한 유다 군사들과 백성들이 흘린 피는 예루살렘 주변에 시내가 되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유다 백성들은 바벨론 군사들의 보복이 두려워 아무도 그들의 시체를 거두어 매장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백성인 유다는 주변의 이방인들에게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유다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은 유다를 조소하고 조롱하고 있었다.

  이 시에 묘사된 사건은 B.C. 586년 바벨론이 유다를 침공하여 예루살렘을 폐허로 만든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북 이스라엘이 그들의 죄로 인해 앗수르에게 멸망당한 후에 유다는 그 일을 경계로 삼고 돌이켜야 했다. 그러나 유다는 이스라엘의 멸망을 보고도 돌이키지 않고 계속해서 우상을 섬기고 죄 가운데 살고 있었다. 하나님은 그들을 돌이키게 하시려고 부지런히 선지자들을 보내 그들에게 돌아오도록 권고하셨다. 그러나 유다는 선지자들을 죽이고 박해하며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계속해서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셨으며, 불법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결국 하나님은 바벨론을 째찍으로 사용하여 유다를 치셨다. 바발론 군대는 예루살렘 성전과 성을 무너뜨려 폐허로 만들었다. 그리고 교만한 자세로 하나님과 그 백성을 모독하고 있었다. 시인은 이렇게 바벨론에 의해 유린당하는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하소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하나님을 거역하고 우상을 섬기며 죄를 직던 이스라엘은 이제 주변의 하나님을 모르는 이방 민족과 주변 국가들의 조롱과 비난거리가 되고 말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경건한 시인은 이러한 광경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서 하나님께 탄원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2. 구원을 요청함(5-13)
 5. 여호와여 언제까지입니까?
   주께서 영원히 진노하시렵니까?
   주의 진노가 불처럼 타오르겠나이까?
 6. 주의 진노를 주를 알지 못하는 열방과,
   주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나라들 위에 쏟으소서.
 7. 그들이 야곱을 삼키고,
   그들이 사는 곳을 폐허로 만들었나이다.
 8. 우리를 위해 우리 조상의 죄를 기억하지 마옵소서!
   주의 자비로 속히 우리를 만나주옵소서!
   우리가 심히 쇠약해졌나이다.

  바벨론 군사들은 하나님의 백성인 유다를 공격하였으며,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을 짓밟고, 예루살렘 성을 돌무더기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악한 일을 보고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으셨다. 이로 인해 유다는 수치를 당하고 대적들은 오만해져서 하나님을 모독하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던 시인은 "언제까지 하나님께서 이 일을 방관하실 것이냐?"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의 백성 유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영원히 버리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인은 하나님의 진노가 불이 되어 유다 전체를 태워버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이제 시인은 유다를 향해 부으셨던 주님의 진노가 오만한 백성, 즉 주를 알지 못하는 열방들과, 주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 나라들 위에 쏟아지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다. 바벨론 군대는 야수가 그 먹이를 삼켜버리고, 그 집을 짓밟듯이 유다를 삼키고 유다 땅을 폐허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시인은 이러한 일들이 조상들의 죄로 인해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들을 위해 조상들의 죄를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하나님은 이방인의 손을 들어 범죄한 유다를 내리치고 그들을 찢으셨던 것이다. 시인은 조상들이 지은 배교와 불순종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시인은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의지하고 그들을 다시 만나달라고 간청하고 있다. 성도들은 때때로 하나님을 거역하다가 매를 맞을 때가 있다. 이러한 때에 성도들은 즉시 자기의 죄를 자백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의지하고 다시 회복시켜 주시기를 간구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징계로 인해 매를 맞고 더 이상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쇠약해져 있었다. 그러므로 시인은 하나님께 더 이상 그대로 두지 마시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9.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의 영광을 인해 우리를 도우시고,
   주의 이름을 위해 우리를 건지시고 우리 죄를 속하소서.
10. 어찌하여 열방이 "그들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고
   말하게 하리이까?
   주의 종들의 피를 흘린 보복을,
   우리가 보는 앞에서 열방 중에 나타내소서.
11. 갇힌 자의 탄식으로 주 앞에 도달하게 하시고,
   주의 크신 팔로 죽음의 아들들을 보존하소서.
   그들이 주를 훼방한 일을 저희 품에 칠 배로 갚아주소서.

  시인은 이방인들이 성소를 짓밟고 그 백성을 모독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했다. 그는 이러한 일이 조상의 죄로 인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조상이 범한 죄를 자기들에게 돌리지 말고, 범죄한 유다 백성을 자비와 긍휼로 대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이제 시인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7가지 기도를 덧붙이고 있다. 그는 하나님을 가리켜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나님은 과거나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구원자가 되실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밖에 의지할 것이 없는 백성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되시는 하나님께 다음과 같은 7가지 기도를 드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1) 주의 이름과 영광을 위해 유다 백성을 도우시고, 그들을 대적의 손에서 건져주옵소서!(도움과 구원 요청)  
 2) 유다 백성의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죄의 용서) 그는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을 구원해 주시지 않으면, 이방인들이 "하나님이 없다"고 비방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하였다.
 3) 이스라엘의 죄로 인해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이 모독받지 않게 하옵소서! 시인은 비록 유다가 죄를 지었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자기 백성 유다를 이방인의 손에서 구원해 주시기를 간구하였다.
 4) 주의 종들을 죽여 피를 흘린 피 값을 이스라엘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갚아 주옵소서! 그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종들의 피를 흘린 일을 공개적으로 심판하여 열방들이 이를 보고 하나님을 존경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다.
 5) 바벨론 군사들에게 포로가 되어 옥에 갇힌 자들이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되게 하옵소서!
 6) 바벨론 군사가 죽이기로 작정한 유다 백성들을 주님의 크신 능력으로 보호해 주옵소서!
 7) 바벨론이 이스라엘을 치고 하나님을 훼방한 대가를 심판 날에 7배로 갚아주소서!

 12. 그리하면 주의 백성이며 주의 목장의 양인 우리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고 주의 영광을 대대로 전하리이다.

  시인은 앞에서 구원의 하나님께 죄의 용서와 구원, 그리고 대적에 대한 철저하고 공개적인 심판을 위해 7가지로 기도를 드렸다. 시인은 이와 같이 철저한 심판이 시행되면 모든 민족들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호소하였다. 이스라엘이 대적에 의해 짓밟히고, 원수들이 하나님과 그 백성을 모독할 때에 하나님께서 친히 나서서 대적을 심판하시고, 그 백성을 구원하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참양하게 될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일이 시행될 때에 하나님의 백성이며, 하나님의 목장에 사는 양인 이스라엘이 영원토록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을 드리게 될 것이라고 고백한다. 또한 시인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구원하고 대적을 심판하시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스라엘의 구원자이신 하나님의 영광을 자손 대대로 전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거룩한 백성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친히 그들의 목자가 되셔서 그들을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셨다. 그리고 대적들이 그들을 해치지 못하도록 그들을 보호해 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대적을 심판하시고, 자기 백성을 대적의 손에서 구원해 주시는 날에,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은 풀밭에 뛰어노는 양처럼 하나님을 찬송하며, 기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기사를 후손에게 대대로 전하고 또 가르칠 것이다. 이와 같이 성도들도 자신을 사단과 죄의 세력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기뻐하며 찬송하고, 그분을 자손대대로 전하고 가르쳐야 한다.


3. 적용과 교훈
1. 하나님은 성도들이 범죄하고 계속해서 돌이키지 않으면, 이방인의 손에 넘겨서 그들을 징계하시고 낮추신다.

2.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때에 성도들은 자신들의 죄를 자백하고 죄의 용서를 구하며, 하나님의 자비를 의지해서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한다.

3. 때때로 성도들의 잘못으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이 모독을 받게 될 때가 있다. 이 때에 성도들은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이 훼손되기 않기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4. 하나님은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의 자비와 영광을 구하는 성도들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해 주신다. 그리고 구원을 받은 성도들은 기쁨으로 하나님을 찬송하며 감사하고, 그 이름을 자손대대로 전하고 가르치게 될 것이다.
발행인 : 최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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