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성경 핵심 공부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121-3과)

제 1부 (2-3): 열방에 대한 심판 예고 (13-23장)

  이사야서의 두 번째 부분(13-23장)에는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예고되어 있다. 여기에 언급된 열방들은 세상 모든 나라들의 대표로 등장하고 있다. 하나님은 장차 열방, 즉 바벨론과(13:1-14:23, 21:1-10) 앗시리아(14:24-32), 모압(15-16장)과 다메섹(17장)과 구스(이집트)(18-20장), 에돔(21:11-13)과 아라비아(21:13-17), 그리고 예루살렘(22장)과 두로(23장)를 심판하실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이스라엘의 압제자들(바벨론과 앗수르-13-14장,21장))과 이스라엘을 괴롭힌 말썽꾼들(모압,다메섹,에돔,아라비아-15-17,21장))의 심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번 주에는 계속해서 이스라엘을 영적으로 유혹하고 미혹했던 두 나라들(구스와 두로)에 대한 심판 예언(18-20,23장)과, 하나님의 백성인 유다에 대한 예언(22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2-3. 유혹자들(구스,두로)에 대한 심판 예언(18-20:6, 23장)

1. 구스(이집트)에 대한 심판 예언 (18:1-20:6)

  구스, 즉 에디오피아는 애굽 남단에 있으며, 그 영토는 오늘날의 에디오피아와 수단, 그리고 소말리아를 포함할 만큼 광활했다(겔 29:10; 30:6). 바사 시대에 구스는 인도와 함께 땅의 맞은편 끝에 있는 나라로 간주되었다(에 1:1). 애굽 제25왕조(Nubian 왕조)는 B.C. 715년 샤바코(Shabako)가 애굽의 왕위에 오르면서 시작되었다. 당시에 이 나라는 북쪽에 있는 앗수르와 함께 서아시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나파타(Napata, 오늘날의 Gebel Berkal)는 당시에 정치의 중심지였다. 이 왕조의 세 번째 왕 디르하가(Tirhakah)는 히스기야 왕을 위협했던 앗수르 왕 산헤립과 싸우기도 했다(37:8-9; 왕하 19:8, 9, Leon Wood). 에디오피아인의 애굽통치는 B.C. 633년 애굽의 삼메티쿠스(Psammeticus)로 인해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 구스의 멸망과 회개(18장)
  이사야는 다메섹에 대한 예언을 마친 후, 구스의 강 건너편에 있는 날개치는 소리 나는 땅을 위해 탄식하기 시작한다(1). 여기에 언급된 '구스의 강'은 나일 강과 그 강에서 나뉘어진 지류들을 말하고, '그 건너편 땅'은 에디오피아가 지배하던 남쪽 땅을 말한다. 여기에 나오는 '날개치는 소리'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1) 강물이 철썩거리는 소리 / 2) 군인들의 무기가 부딪혀서 나는 소리/ 3) 곤충들이 날개를 치며 윙윙거리는 소리. 무덥고 습기가 찬 에디오피아 땅은 곤충들이 날개치는 소리를 흔히 들을 수 있었다(7:18). 본문에서 이 소리는 장차 앗수르 군대를 막기 위해 소집된 군사들의 큰 함성소리를 의미하고 있다.

  이사야는 구스에서 유다를 향해 사자를 파송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장차 구스는 앗수르와 싸우기 위해서 유다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자를 보낼 것이다. 그러나 이사야는 그 사자들을 향해서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선언한다. 그 날에 구스는 사자들을 파송하지만 동맹군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이기 때문이다(2). '경첩하다'는 말(칼림)은 '가볍고 날랜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사야는 에디오피아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1) '장대하고 준수한 백성'- 키가 크고 당당하며 잘생긴 사람들.
2) '시초부터 두려움이 되며 강성하여 대적을 밟는 백성'-그들은 애굽을 압도하고 그 영토를 크게 확장시킨 민족이었다. 그들은 탁월한 용맹성으로 끝없이 영토를 확장시켜 나가는 호전성을 가지고 있었다.
3) '강들이 흘러 나누인 나라'-그 땅이 매우 비옥한 땅임을 상징함.

  그러면 왜 이사야자는 구스의 사자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는가? 그 날에 여호와께서는 세상에 놀라운 일을 행하실 것이다. 그 날에 온 세상은 산 위에 있는 기호를 보고, 나팔 소리를 듣는 것처럼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주목하여 보게될 것이다(3). 하나님은 민족들의 행위를 지켜보시고, 그 행위를 심판하실 때까지 침묵하며 기다리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침묵하며 바라보시는 것은 마치 한낮의 햇볕과 저녁의 이슬과 같았다(4). 4절에 나오는 '일광' 밝은 빛을 말하고, '운무'는 밤에 이슬이 변하는 가벼운 구름을 말한다. 한낮의 햇볕과 저녁의 이슬은 곡식을 영글게 하는 데 꼭 필요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며 세상을 바라보시는 동안, 추수, 즉 심판의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꽃이 떨어지고 포도가 익어갈 때에, 즉 추수 때가 이르게되면, 하나님은 낫으로 가지를 베고 찍어서(5), 그것을 독수리와 들짐승들의 밥이 되게하실 것이다(6). 심판 날에 전쟁에서 죽임을 당한 시체들이 너무 많아서 독수리들이 그것을 여름 내내 먹고, 들짐승들도 겨울 내내 그것으로 배를 채우게 될 것이다. 6절에서 '과하한다'고 번역된 말(카츠)은 '여름을 보낸다'는 말이며, '과동한다'는 말(테헤라프)는 '겨울을 보낸다'는 말이다. 앗수르의 산헤립의 군대가 몰살당했을 때, 하루 밤에 죽은 사람이 185,000명에 이르렀다(사 37:36).

  그때에 구스인들이 여호와께서 계신 시온에 예물을 드리기 위해서 시온산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7). 이사야가 말하는 '그때'가 가까운 미래인지. 아니면 먼 미래를 말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이사야는 에디오피아인들이 하나님께 드릴 예물을 가지고 시온산을 찾을 가까운 미래의 사건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사건을 통해서 먼 미래에 세계 민족들이 여호와께 나아오는 장면을 미리 내다보았을 지도 모른다(사 2:2-4; 습 3:10; 행 8:26-39). 구수는 처음에 앗수르와 싸우기 위해서 유다에 군사동맹을 요청하는 사절을 보냈다. 그 후에 히스기야 왕은 하나님의 도움으로 산헤립이 이끄는 앗수르의 군사들을 전멸시키게 되었다. 그러므로 두로는 앗수르를 물리친 이스라엘의 여호와께 경배하기 위해서 두 번째로 예물을 들고 시온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후에 히스기야가 앗수르 군대를 멸망시켰을 때에 바벨론에서 사절을 보내어 승전을 축하했다. 이러한 기록을 보면 앗수르에게 큰 고통을 당했던 구스에서도 사절을 보내 히스기야 왕의 승전을 축하했던 것으로 보인다.

 * 애굽의 쇠퇴와 멸망(19장)
  이제 이사야의 경고는 애굽을 향하고 있다. 장차 여호와께서는 신속히 애굽을 심판하기 위해서 빠른 구름을 타고 애굽에 강림하실 것이다. 그때에 애굽의 우상들은 여호와 앞에서 떨 것이며, 애굽인들 역시 두려워서 혼이 나갈 것이다(1). 그때에 하나님은 애굽인을 들어서 애굽인을 치실 것이다. 형제가 형제를 치고, 이웃이 이웃을 칠 것이며, 성읍이 성읍을 치고, 나라가 나라를 칠 것이다(2). 동족 상잔의 비극은 `형제'에서 `이웃'으로, 그리고 `성읍'에서 `나라'로 확대될 것이다. 여기에 언급된 `나라'는 수십개로 나뉘어진 고대 애굽의 지방들(nomes)을 가리킨다.

  어떤 점에서 애굽의 역사는 끝없는 자기 소모의 역사였다. 애굽은 처음 여섯 왕조(B.C. 3,000-2,200년경) 때에는 강력한 연합을 유지했으나, 그 후에는 약 42개의 노메스(지방정부)로 나뉘어서어 난립하게 되었다. 이러한 혼란은 제 12왕조하(B.C. 1990-1785년 경) 때만 잠시 중단되었다. 그러나 그 후에 애굽은 거듭되는 분열과 내란의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다. 특히 애굽에 에디오피아 왕조(제 25왕조, B.C. 715-664년)가 들어선 때(B.C. 715년경)와, 삼메티쿠스가 애굽 왕조를 회복했을 때(B.C. 664년경)를 전후해서 이러한 혼란은 극에 달했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애굽인들은 동족상잔의 재난을 겪을 것이며, 이로 이해 그들은 정신을 잃게될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이 세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미신과 광신적인 집단이 판을 치게 될 것이다(3). 또한 하나님은 그 나라에 잔인한 독재자를 왕으로 세워서, 그 나라의 백성들을 괴롭게 하실 것이다(4).

  그때에 하나님의 애굽이 자랑하던 나일 강이 마르고, 강에서는 악취가 날 것이며, 물이 말라서 강물에서 물을 대던 초장과 밭들이 마르게 될 것이다(5-7). 나일 강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은 고기가 없어 탄식하며 지쳐 쓰러질 것이다(8). 옷감을 짜던 자들도 수치를 당하고, 왕에게 조언하는 모사들은 어리석게 될 것이다(9-12). 그때에 애굽의 관리들은 어리석게 되어 애굽을 잘못된 길로 인도할 것이다. 그들은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오락가락 하며 방황하게 될 것이다(13-14). 그때에 애굽인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이 할 일이 없이 놀게 될 것이다(15). 그때에 애굽인들은 여인처럼 두려워하고 떨 것이며, 유다에 여호와께서 함께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워 떨게 될 것이다(16-17).

  그 날에 애굽 땅에 가나안 방언을 말하고, 만군의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는 다섯 개의 성읍이 남아있게 될 것이며, 심판의 절정에서 애굽 성 일부가 여호와께 돌아오게 될 것이다. 여기에 언급된 `다섯 성읍'은 애굽 구원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섯'은 "많은 것 중에서 뽑은 '적은 것"을 의미한다(30:17; 레 26:8; 고전 14:19). 이사야는 그 다섯 성읍 중에서 하나가 "장망성"이라고 불리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18). 장망성은 `장차 망하기로 예정된 성'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본문에 나오는 성은 구원받을 성을 가리키기 때문에 이러한 뜻은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1) 칼빈-`장망성'은 구원받을 다섯 성읍에 포함되지 않는다.
2) 델리취-장망성은 '우상의 제단을 파괴하고 이로 인해 구원을 받게될 성읍이다.
3) 현대 학자들-`장망성'이란 말은 '태양의 성'이란 말을 잘못 기록한 데서 유래되었다. 실제로 15개 정도의 히브리어 사본과 심마쿠스역, 탈굼역. 벌게이트역에서 이 단어는 `태양의 성읍'(이르 하헤레스)으로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이 견해가 옳다면 본문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 `다섯 성읍 가운데 하나로서 태양신을 섬기던 우상의 성읍조차 하나님께 돌아와 가나안 방언으로 하나님을 경배하게 될 것이다'. 현재로선 이 해석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때에 애굽 땅 중앙에 여호와를 위한 제단이 세워지고, 그 주변에는 여호와를 위한 기둥들이 둘러서게 될 것이다(19). 이 제단과 기둥들은 애굽에서 여호와를 섬기는 표적과 증거가 될 것이다. 그때에 애굽인들이 여호와께 부르짖을 것이며,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한 구원자를 보내실 것이다(20). 그때에 여호와께서 자신을 애굽에 알리실 것이며, 이로 인해 애굽인들이 여호와를 경배하고, 여호와의 이름으로 서원을 하고 그 서원을 지키게 될 것이다(21). 여호와께서 잠시 애굽을 치셨지만 다시 그들을 고쳐주실 것이다. 그때에 애굽인들이 여호와께 돌아올 것이며, 여호와께서는 그들의 기도를 듣고 그들을 고쳐주실 것이다(22). 그 날에 애굽에서 앗수르로 가는 대로가 열려서 앗수르 사람과 애굽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게 될 것이다. 그 날에는 애굽 사람이 앗수르 사람과 함께 여호와께 경배할 것이며(23), 세 나라(이스라엘,애굽,앗수르)가 온 세계 중에서 축복의 나라가 될 것이다. 그때에 만군의 여호와께서 특별히 이 세 나라를 축복해 주실 것이다(24-25).

 * 앗수르에게 멸망하는 애굽과 구스(20장)

  앗수르 왕 사르곤은 군대장관을 아스돗에 보내어 그 곳을 정복했다. 그때에 여호와께서는 이사야를 불러서 허리에서 베띠를 벗고 신을 벗으라고 명하셨다. 그러므로 이사야는 벌거벗은 몸과 벗은 발로 걸어다녀야만 했다(1-2). 여기에 언급된 '베'(사크)는 애통이나 회개의표시로 몸에 걸치는 의복으로 선지자들의 예복이었다(왕하 1:8; 슥 13:4; 마 3:4, 히 11:37). 이 옷을 바로 입으려면 허리에 베띠를 둘러야 했다. 그러나 이사야는 그 띠를 매지 못해서 속옷이 드러난 상태로, 신발도 신지 않고 사람들 앞에 다녀야 했다. 이 일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사야는 여호와의 명령에 전적으로 순종했다. 이사야는 이러한 모습으로 3년 동안이나 지내야 했다. 이러한 모습으로 지낸 3년간의 기간은 장차 애굽이 앗수르에게 멸망해서 포로가 될 것을 상징하는 예표였다(3). 이 경우 '3년'은 앗수르 군대에 의해 아스돗이 포위된 기간을 상징하거나, 아니면 애굽이 멸망하기 직전의 기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사야가 벗은 몸과 벗은 발로 행한 것은 장차 애굽인들이 앗수르에 패하여 포로로 끌려가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었다(4). 이러한 사징적인 예언은 아스돗이 점령된 지 30년 후에 실제로 이루어졌다. 앗수르 왕 에살핫돈은 애굽을 공격하여 애굽의 디르하가의 군대를 격퇴하고 멤피스를 점령했다(B.C. 681년). 그리고 그의 아들 앗술바니팔 때에 애굽은 또 다시 앗수르 군대에 의해 짓밟혔다(B.C. 669년). 이때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애굽과 구스의 포로들'은 벗은 몸과 벗은 발로 끌려갔으며, 심지어 엉덩이가 드러나는 치욕까지 감수해야만 했다.

  그때에 이 모습을 보고 '애굽과 구스'를 의지하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거민들은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5). 그들은 그토록 강대한 애굽과 구스가 갑자기 몰락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나라를 자랑하고 의지했던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큰 수치감을 느낄 것이다. 그때에 지중해 연안의 나라들 역시 자신들이 믿었던 나라가 멸망한 것을 보고 낙심하며 탄식할 것이다(6). 그 동안 유다를 포함한 지중해 연안의 국가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고 구스와 애굽을 의지했다. 그러나 그들은 애굽의 멸망을 보면서 애굽을 의지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할 것이다. 선지자 이사야는 이러한 예언을 통해서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피난처를 삼지 않고 애굽을 의지한 일"에 대해 간접적으로 책망하고 있다.

2-4.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 예언(22:1-25)

 * 이상 골짜기에 대한 경고(22:1-14)

  선지자의 경고는 아라비아에서 이상 골짜기, 즉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다. 이상 골짜기는 예루살렘에 대한 또 다른 이름이다. 선지자는 예루살렘을 향해 "네가 어찌하여 지붕에 올라가느냐?"고 묻는다(1). 이 질문에는 비난과 조롱의 뜻이 함께 담겨져 있다(삿 18:23). 아마도 예루살렘 주민들이 떼를 지어 지붕에 올라간 것(삿 16:27)은 퇴각하는 적군(산헤립의 군대)을 지켜 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36:22. 본문과 관계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는 학자들다가 그 설명이 다르다. 가장 일반적인 견해는 이 상황을 B.C. 701년 앗수르 군대가 예루살렘 성을 포위한 사건과 연관짓는 견해이다. 당시 앗수르 왕 산헤립은 히스기야로부터 상당한 양의 공물을 받고 군대를 철수시켰다(왕하 18:14-16). 그때에 예루살렘 백성들은 퇴각하는 군대를 바라보면서 모든 위험이 없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환락에 빠졌다. 그들은 재난의 때에 하나님께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위험이 사라지게 되자 또 다시 방탕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앗수르 군대의 철수는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했다. 유다는 또 다시 앗수의 위협을 받게될 것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될 것이다. 이때에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적과 싸우다가 죽은 것이 아니었다(2). 백성들을 지켜야 할 지도자들은 자기 몸을 보전하기 위해서 활을 팽개치고 도망치다가 붙잡혔으며, 숨어 있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발각이 되어 결박을 당하고 말았다. 예루살렘에는 명예와 용기가 사라졌으며 수치와 비겁함으로 가득 찼다(3). 이사야는 이러한 예루살렘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홀로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민족을 위해 슬피 울면서 모든 위로를 거절했다(4). 이상과 비젼을 상실한 시대에 활동했던 이사야는 참으로 외로왔다. 그는 모두가 잠든 밤에 홀로 깨어서 어둠을 바라보면서 홀로 슬픔에 잠겼다. 장차 여호와께서 이상의 골짜기, 즉 예루살렘을 심판하실 것이다. 그때에 예루살렘에는 두 가지 소리가 들릴 것이다. 첫째 소리는 적군의 공격을 받아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이며, 둘째 소리는 살려달라는 백성들의 비명소리이다. 여기에 언급된 '부르짖는 소리'('쇼아')는 도움을 구하는 간절한 부르짖음을 말한다(5).

  이사야는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공격하는 앗수르 군대 중에서 주도적인 두 나라, 즉 엘람과 기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이미 산헤립 당시에 앗수르 제국의 주(속국)에 편입되어 있었다. '엘람'은 바벨론 북동쪽에 있던 도시로(21:2)서 활을 잘 쏘는 명궁으로 유명했다. 또 '기르'는 큐로스 강(코카서스에서 발원하여 카스피해로 유입되는 강) 근처에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 나라로 대표되는 앗수르 군대는 활을 찬 궁사들과, 전차 부대, 그리고 기병대와 보병대로 구성되어 있었다(6). 그 날에 예루살렘을 둘러싼 골짜기마다 적들의 병거가 가득하고, 성문 앞에 마병이 정렬해서 예루살렘을 칠 준비를 할 것이다(7). 자만에 빠져 있던 유대백성들은 그들을 보고 자신들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 있는지 알게될 것이다. 그 때에 예루살렘 거민들은 그들을 보고 서둘러서 수풀 곡간에 쌓아두었던 병기를 꺼내 싸울 준비를 할 것이다(8).

  그 동안 그들은 다윗 성을 무너질 수 없는 견고한 성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그 날에 예루살렘 성에 무너진 곳이 얼마나 많은 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포위당할 때를 위해서 아래 연못의 물을 모을 것이다(9). 여기에 언급된 '아래 연못'은 시온 산 서쪽 맞은편 힌놈 골짜기에 있는 저수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들은 성읍 안에 있는 집을 계수하고, 그것을 헐어서 성벽을 견고하게 만들 건축 재료로 사용하고(10), 옛 못의 물을 저장하기 위해서 두 성벽 사이에 저수지를 만들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앙망하거나 존경하지 않을 것이다(11). 개역성경에 '앙망한다', '존경한다'고 번역된 말은 '바라본다', 또는 '의지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들은 전쟁 준비만 할 줄 알았지, 유다를 위기에서 구원해 주실 참된 피난처가 되시는 여호와를 바라보거나 의지할 줄은 몰랐다. 예루살렘 앞에서 벌어진 위기 상황은 회개를 촉구하는 하나님의 경고였다. 하나님은 그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죄를 회개하고, 가슴을 치고 울면서 머리털을 뜯고 굵은 베를 허리에 매고 겸손히 행하기를 원하셨던 것이다(12).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이러한 상황에서 양과 소를 잡고 내일 죽을 것이니 오늘 먹고 마시자고 떠들며 기뻐했다(13). 만군의 하나님은 이러한 장면을 보시고 진노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그들의 죄악은 그들이 죽을 때까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하셨다(14).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 마음을 닫고 회개하기를 거부한 백성들은 결코 하나님의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
 

 * 셉나의 뒤를 이은 엘리아김(22:15-25)

  하나님은 이사야에게 국고를 맡은 셉나에게 가서 하나님께서 말씀을 전하라고 지시하셨다(15). 셉나는 왕궁을 다스리는 궁내 대신이었다. 하나님은 셉나에게 "네가 이 곳과 무슨 관계가 있기에, 네가 이 곳에 너의 묘실을 팠느냐?"고 물으셨다(16). 그는 예루살렘의 높은 곳에 왕들처럼 묻히기 위해서 자기의 무덤을 팠다. 이 무덤은 예루살렘 주변 산들의 경사진 곳에 바위를 뚫어서 만들었다. 그들이 이렇게 한 것은 무덤의 침해를 방지하고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하나님은 셉나에게 장차 힘센 장사가 되어 그를 단단히 묶어서 공처럼 던져버릴 것이라고 경고하셨다(17). 그때에 주인의 집에 수치를 끼친 셉나는 적막한 곳에서 죽고, 그가 타던 영광스러운 수레는 방치되게 될 것이다(18). 하나님은 그를 관직에서 쫓아내고 그의 지위를 낮추실 것이다(19). 이 예언대로 후에 셉나는 서기관으로 강등되었으며(36:3), 그의 자리는 엘리아김이 차지했다. 하나님은 엘리야김에게 셉나가 가졌던 권세를 주시고, 그를 예루살렘과 유다의 지도자로 세우실 것이다(20-21). 하나님은 다윗 집(왕궁)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두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22). 여기에서 '열쇠를 어깨에 둔다'는 말은 그의 책임이 막중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고대 사람들은 때로 무겁고 긴 열쇠를 어깨에 둘러메고 다녔다(9:6). 열쇠를 가진 사람은 집 안의 출입을 비롯한 모든 살림살이를 관장했다. 이 열쇠는 왕이 절대적으로 신임하는 자에게 주어졌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셨다(마 16:19). 이러한 표현은 본문과 비슷한 상황에서 하신 말씀이었다. 새롭게 공직에 취임한 엘리아김의 위치는 확고할 것이다. 그는 단단한 곳에 박힌 못처럼 견고할 것이며(슥 10:4), 온 가족이 의지하는 영광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다(23). 그의 가문에 속한 모든 사람들은 엘리아김을 의지하게 될 것이다(25). 그러나 하나님은 장차 단단한 곳에 박혔던 못이 삭아 부러지고, 그 못에 결렸던 물건들이 깨질 것이라고 경고하셨다(25). 25절은 해석하기 어려운 난해구절에 속한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구절을 엘리아김이 족벌 정치를 하다가 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엘리아김의 좋은 면을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그의 비극적 최후를 언급하는 것은 문맥상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므로 일부 학자들은(Calvin이나 Umbereit와 같은) 25절에 언급된 부러진 못은 엘리아김이 아니라 앞에 언급된 셉나라고 말한다. 그들은 엘리야김은 견고할 것이지만, 셉나는 부러진 못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23-24절에서 엘리아김을 못으로 비유하다가, 갑자기 25절에서 그 못이 셉나로 바뀐 이유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학자들은 문맥상 다소 부자연스럽기는 하지만, 25절에 언급된 못이 엘리야김을 가리키고 있다는 해석을 받아들이고 있다.

* 두로의 심판에 대한 선언 (23:1-18)

  선지자의 경고는 예루살렘에서 두로로 향하고 있다. 열방을 향한 이사야의 경고는 바벨론에서 시작해서 두로로 끝을 맺고 있다. 바벨론과 두로는 동쪽과 서쪽에서 위치하면서 세계의 두 힘 곧 권력과 재물을 대표하고 있었다. '두로'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페니키아(베니게)의 네 성읍(아라두스, 비블로스, 시돈, 두로) 중에 하나였다. 이 도시는 유명한 항구 도시였으며, 그 자매 항구인 '시돈'은 두로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두로는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일찍부터 바다를 개척하여 활발한 지중해 해상 무역을 펼쳤다. 이 도시는 이사야 선지자 때부터 B.C.322년 사이에 약 5번의 공격을 받았다. 그 중에 2번은 앗스르의 공격이었고(느부갓네살), 1번은 바사의 공격이었으며(아타르크세르크스 3세), 마지막 공격은 마게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의 공격이었다. 본문에 언급된 예언이 이 중에서 어느 것과 관련이 있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본문에 나오는 침략이 바벨론에 의한 침략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지자는 먼저 "다시스의 선척들"을 향해 "슬피 부르짖으라!"고 외친다. '다시스'는 두로의 해상 식민지였던 스페인의 타르테수스를 가리킨다(왕상 10:22; 22:48; 겔 27:25). 선지자는 장차 두로가 황폐해져서 들어갈 항구나 안식할 집이 업게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소식은 그들의 최종 정박지였던 '깃딤'(구브로 섬)에서 전달되었다(1). 이사야는 해상 무역으로 부유하게 된 해변 거민들에게 잠잠하라고 외친다(2). 시돈의 상고, 즉 페니키아의 상인들은 지중해를 왕래하면서 인접한 나라들의 물건을 파는 중개 무역을 했으며, 이로 인해 덕을 본 나라들이 많았다. 그들은 고대 세계의 곡창 지대인 애굽에서 곡식을 사서, '큰 물'(지중해)로 운반하여 곡식을 필요로 하는 나라에 팔아 큰 이익을 얻었다(3). 3절에서 '시흘'은 나일 강을 의미하는 애굽어 '예오르'(19:6)의 히브리어 발음이다(수 13:3; 렘 2:18).

  이사야는 계속해서 "시돈"을 향해 "부끄러워하라!"고 외친다. 그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이유는 지중해를 석권하고 많은 식민지들을 건설했던 두로가 재난을 당하고 모든 것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재난을 인해 아이를 낳지 못하고 청년과 처녀들을 잃고 말았다(4). 두로의 패망 소식은 애굽에게도 큰 충격과 슬픔을 주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그들의 몰락으로 인해 곡물을 수출하는 애굽 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둘째는 동방 국가가 서쪽으로 전진하는 것을 막던 두로가 몰락함으로 애굽이 군사적 위협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었다(5). 이제 이사야는 적의 공격을 받은 두로의 거민들에게 "가능한 멀리 있는 다시스로 도피하라!"고 권고했다. 알렉산더가 두로를 포위했을 때에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그때에 모든 노인, 부녀자, 어린 아이들은 페니키아의 식민지 중의 하나인 카르타고로 피난했다.

  또한 이사야는 두로로 인해 경제적 혜택을 누려온 "해변 거민들"에게 "슬피 울며 부르짖으라!"고 말한다(6). 두로는 고대에 건설된 성으로, 해변 거민들에게 기쁨을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성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성은 몰락하여 과거의 모든 영광을 잃고 말았다(7). 두로는 약 2,7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성으로 활발한 상업 활동을 통해서 풍요롭게 되었다. 두로 사람들은 끝없는 개척정신을 가지고 먼 곳까지 가서 시장을 개척했으며, 카르타고와 다시스 같은 해상 식민지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제 그 성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들은 세상의 면류관이며 지도자인 동시에 존귀한 자로 가득 찬 도시였다(8). 그러나 만군의 여호와께서 그들을 멸망시키기로 작정하셨다. 여호와께서는 이 일을 통해서 두로의 교만을 욕으로 바꾸시고, 존귀한 자들을 멸시 받게 하실 것이다(9). 두로의 패망으로 인해 그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은 독립을 하게 될 것이다. 이사야는 그 중에 한 예로 다시스를 들고 있다. 두로의 식민지였던 다시스는 두로에게 딸과 같은 존재였다. 해방의 날에 다시스는 어머니의 품을 떠난 딸처럼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다시스는 나일 강이 흘러넘쳐서 마음대로 흐르는듯이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10).

  여호와께서 바다에 손을 펴실 때에 바다를 의존하던 열방들, 곧 자기 왕을 섬기던 페니키아의 여러 나라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11). 한 때 순결한 처녀와 같이 부와 명예를 자랑하던 시돈(페니키아)은 능욕을 당하고 즐거움울 잃어버린 여인처럼 될 것이다. 그들은 안식을 찾으려고 깃딤으로 피난하지만, 그 곳에서도 그들이 원하는 안식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12).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두로를 멸망시키는 일에 사용할 도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본문에 언급된 두로를 멸망시킬 도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견해가 있다.
1) 첫째로 일부 사람들은 두로를 파멸시킬 나라가 앗수르라고 말한다. 그들은 본문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가나안 땅(페니키아)을 보라! 이 나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앗수르가 그것을 광야로 바꾸어 버렸다. 그들(페니키아인들)은 망대를 세우고 궁전을 건설했지만, 그(앗수르)가 그것을 황무케 하였도다."(Ewald).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너무나 많은 본문을 수정해야만 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2) 둘째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두로를 멸망시킬 나라가 바벨론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본문을 이렇게 해석한다. "갈대아 사람(바벨론)의 땅을 보라! 이 백성(지금 거주하는 바벨론인)은 존재하지 않았었다(원주민이 아니었다). 앗수르가 그것을 광야의 거주자들(유목 생활을 하던 갈대아인들)을 위해 건설하였다. 이 백성(갈대아인)이 망대를 세우고 그녀(두로)의 궁전을 헐었으며 그것을 황무케 하였다." 후대의 역사가들에 의하면,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은 이토발이 다스리던 두로를 13년간이나 포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부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벨론으로 귀환하면서 수많은 페니키아 포로들을 끌고갔다. 그러므로 이사야는 다시스의 선척들을 향해 슬피 부르짖으라고 말한다. 이는 그들의 견고한 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었다(14).

  그 날부터 두로는 70년 동안을 잊혀 지내다가 70년이 지난 후에 기생이 부르는 노래처럼 될 것이다(15). 선지자는 두로를 기생에 비유하고 있다. 이는 물건을 사고 파는 상업 도시가 노래와 몸을 파는 기생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기생은 일정한 기간 동안 손님들의 기억에서 부터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70년이 지난 뒤에 다시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여기에 언급된 70은 '7(완전수)X10(완전수)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충만한 때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다 역시 바벨론에서 70년이란 기간을 포로로 지내야 했다. 여기에서 '기생의 노래' 가사가 일부 소개되고 있다. 기생들은 사람들로부터 잊혀진 한 기생이 명성과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기묘한 곡조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16). 선지자는 여호와께서 두로를 방문하실 것이라고 말한다. 두로의 멸망이 여호와로부터 말미암은 것처럼, 회복 또한 여호와의 은총으로부터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소득과 보수는 모두 여호와께 거룩히 겨지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 거룩히 여김이 된다'는 말은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말이다.

                                 - 다음 주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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