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 름 최의헌
     제 목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홈페이지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세월호 참사가 있은 후 아직 우리 모두는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전엔 유가족이란 단어에 해당이 되는 사람과 안 되는 사람으로 나뉘었다면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유가족이다. 유가족을 돌보고 위로하는 교육을 비교적 많이 해왔는데 이번에는 위로자의 입장보다 유가족의 입장이 더 많이 되었다. 여기 적는 것은 바로 필자 자신을 위로하고 돌보기 위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선 자가 치료이다. 교회는 각자가 자신을 돌보는 일을 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설교 내용에 이런 부분이 포함되면 좋겠다. 우리가 우리를 돌보는 가장 첫째는 삶을 더 충실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면서 인생을 더 깊이 있게 누려야 하겠다.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도 더 늘리고, 평소 해보지 않았던 서로를 위하는 표현도 더 많이 해야겠다.

둘째는 우리 삶에서 안전하지 않았던 많은 일들을 지침에 따라 맞춰나가야겠다. 교통안전을 포함하여 소속된 곳에서의 안전 지침을 검토하고, 설마 하는 생각으로 대충하던 안전 지침이 나뿐 아니라 남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명심하면서 안전에 우선을 두는 삶의 방식을 세워야겠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각오를 하려면 느리게 사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실적 위주와 경쟁 위주의 세상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물론 교회도 마찬가지다.

지도자는 책임의식을 더 높여야겠다. 리더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생각하면서 지도자로서 결정의 우선순위를 점검해야겠다.

교회는 또한 각자가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일을 하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재난에 있어서 우리 누구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겠다. 참사에서 아주 멀리 벗어나있는 사람처럼 보여도 우리 모두 한 다리 건너 재난과 연결되어 있음을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로 너와 나를 구분 짓는 일은 없기 바라며, 우리 주위에 좀 더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이번 사건과 무관하여도 과거의 사건에 의해 그리고 지금의 다른 사건에 의해 괴로움을 안고 사는 사람을 쉽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값 싼 위로’라는 말이 있듯이,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뿐인 위로는 오히려 해가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이며, 이를 위해선 말하기보다 듣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큰 위로는 상대방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입장이 되려면 내가 알아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서 그 느낌과 생각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보다 원대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그래서 같은 실수를 너무나 어처구니없게 반복할 때가 있다. 그러지 않으려면 오래 기억해야 한다. 단순히 기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개선되어 가는지를 지켜보고 제대로 되어가도록 힘을 써야 한다. 이는 개개인의 각성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조직이 필요하며 한두 해로 마무리되지 않을 계획과 추진과 자원이 요구된다. 교회는 이런 일을 거들기에 적합한 조직이다.

필자는 국가사업에 관여해보기도 했는데,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것과 비슷하게 대부분의 계획이 단발성이고 단기 계획이다. 책임자가 바뀌면 과거의 노력은 모두 어느 구석으로 밀려나 그런 기반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기도 한다. 마냥 정부를 믿고 가만히 있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가 직접 무언가를 할 건 아니지만 무언가를 하도록 계속 힘을 쓰고 압력을 넣을 수는 있다. 이른바 ‘세월호 원칙’이 만들어지고 우리나라 여러 곳곳에서 성장 때문에 밀려난 안전을 제 자리로 두는 법과 정책이 현실화되도록 노력하면 그동안의 희생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다. 그것이 없이는 수십억에 달하는 보상금이 있다손 치더라도 아무 쓸모가 없을 것이다.

매년 기념 예배를 드리자. 교회 이상으로 사회 연대에 참여하자. 적어도 10년 이상은 내다보며 지금 먼저 해야 할 것을 찾고, 구체적으로 대중과 정부를 설득해나가자. 진정한 이 땅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교회가 되자.



최의헌 원장(연세로뎀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이름
내용
비밀번호
             


관리자로그인~~ 전체 6332개 - 현재 5/423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6272 해운대서 '525 회개의 날' 성령대집회 열려.. 백상현 2014-05-26 1436
6271 '국가기도운동' 창립대회 개최 김다은 2014-05-26 1176
6270 학원선교대회...대안교육 집중 논의 박민균 2014-05-26 1276
6269 9개 교단장들 '금식기도회' 열어.. 한연희 2014-05-26 1041
6268 예장 통합 '치화평 기도주간' 발표 백상현 2014-05-21 1263
6267 보코하람, 납치 여학생 석방 조건 새로 제시 강혜진 2014-05-21 1133
6266 세월호 사건, 자기개혁운동 계기로 삼아야.. 김준수 2014-05-21 1163
6265 한국교회, 이젠 개개인 질적 성장 주력해야... 이사야 2014-05-21 1174
6264 몽골 사막화 방지로 창조질서 회복을... 박재찬 2014-05-20 1133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최의헌 2014-05-20 1188
6262 * 이스라엘 갈릴리 지역의 지리적 배경 이해하기 * KOISRA 첨부화일 : Academy_May.jpg (590603 Bytes) 2014-05-19 1709
6261 기윤실, '사회 양극화' 주제 월례 포럼 박진영 2014-05-19 1132
6260 해운대성령대집회....세 가지 다짐 발표 전병선 2014-05-19 1271
6259 알카에다도 등돌린 과격 테러, 제물 된 여학생들 운명은? 윤서영 2014-05-16 1400
6258 세월호의 아픔 치유하자! 전정림 2014-05-16 1172
[맨처음] .. [이전] [2] [3] [4] 5 [6] [7] [8] [다음] .. [마지막]